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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키우기 보다 의료사고 방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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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10-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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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가수 신해철의 사망으로 의료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포항지역 한 종합병원에서도 최근 의료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26일 포항시 북구 기계면의 박모씨는 식사 중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포항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은 각종 검사를 통해 심장의 혈관이 막힌 것으로 판단하고 심근경색으로 첫 진단을 내렸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 병원 의료진은 입원한 환자를 밤새 방치했고 박씨는 이튿날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장기 내 괴사가 급격히 진행된 상태였다.
 검사 결과 평소 심장약인 혈전제를 복용 중이었던 이환자는 최근 녹내장 수술을 위해 약 복용을 중단하면서 혈전이 뭉쳐져 소장으로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괴사가 꽤 진행돼 소장은 물론 대장, 콩팥까지 모두 절제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환자는 이후 약 18일 간 치료받다가 지난 10월 15일 결국 숨을 거뒀다. 유족들은 이 병원으로 응급이송 된 후 진단 미숙으로 인해 환자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이라며 병원의 의료과실에 대해 반발, 결국 5천만원의 보상금을 받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들과 입원환자들이 이같은 소식을 듣고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바로 이병원이 지난해 '급성심근경색 1등급 우수의료기관`으로 지정받았다는데 있다. 급성심금경색을 잘 치료한다고 믿고 찾은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급성심근경색은 한마디로 시간과의 싸움이다. 단 일분일초가 중요하고 일단 병원에 도착하면 단시간 안에 진단하고 처치하는 것에 목숨이 달려있다.

그래서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상황에 대처 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갖췄는지를 보고 우수의료기관 지정을 결정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시고 당사자의 병명은 소장경색이다. 이 소장경색은 치사율이 70~80%에 이르는 등 진단이 어려운 질환이기는 하지만 심근경색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진단이 어려운 병은 아니다. 의료진이 조금만 세심하게 관찰하고 진단했다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병이다.
 그나마 이병원의 경우 과실을 인정하고 신속한 보상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의료사고와 관련한 우리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법원에 따르면 의료 과오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 접수 건수(소액사건 제외)는 2010년 1102건에서 지난해 1334건으로 3년 만에 21% 늘었다. 반면 의료 과오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 중 일부 승소를 포함한 원고 승소율은 2010년 24.2%에서 지난해 28.5%로 늘어나는 추세지만, 완전 승소율은 같은 기간 한 차례도 4%를 넘지 못한다. 의료서비스측면에서 보면 의료사고는 공공의 적이다. A병원은 이번사고를 계기로 건물을 늘리고 덩치를 키우는 양적 성장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의료사고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함을 자각하기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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